경상도

60만 명 불러 모은 북항의 ‘부캉이’…12일간의 동행, 이제 바다로 돌아간다

부산 북항 인공수로에 들어온 3m급 상어 한 마리가 추석 연휴 부산의 명물이 됐다. ‘부캉이’라는 이름까지 얻으며 60만 명이 넘는 시민과 관광객을 불러 모았지만, 장기 체류에 따른 건강 우려가 커지면서 관계기관은 29일 자연 해역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도 작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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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 것은 지난 9월 18일이었다.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몸길이 약 3~3.5m의 대형 상어가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 등 전문가들은 이 상어를 흉상어과의 무태상어로 추정하고 있다.

처음에는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장비를 동원해 상어를 수로 밖으로 내보내려 했지만, 약 5~6시간의 작업 뒤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문에 따라 적극적인 퇴치 작업을 중단했다. 무리하게 몰아낼 경우 상어가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성을 보이거나 폐사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당국은 상어가 스스로 외해로 빠져나가기를 기다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북항이’에서 ‘부캉이’로…야생 상어 한 마리가 부산의 스타가 되다

상어가 며칠째 같은 수로를 유영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부산시설공단은 북항에 나타난 상어라는 의미를 담아 ‘부캉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상어가 수면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커졌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부캉이’를 보기 위한 인파가 북항으로 몰렸다. 9월 24일 10만1천명, 25일 13만6천명, 26일 14만명, 27일 10만6천명이 친수공원을 찾았다. 공식 집계가 시작된 19일부터 27일까지 누적 방문객은 56만8천800명이었다. 여기에 연휴가 끝난 28일에도 오후 6시까지 3만8천명이 찾으면서 누적 방문객은 60만7천명으로 늘었다.

평소 하루 수천 명 수준이던 공간에 짧은 기간 수십만 명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도 예상치 못한 특수를 맞았다. 시민들이 수로 주변에 모여 상어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고, 지느러미가 보일 때마다 환호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자연 상태의 대형 상어를 도심 친수공원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희소성이 사람들을 북항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부캉이는 왜 북항에 들어왔을까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먹이를 따라 연안으로 접근했다가 우연히 북항 수로까지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무태상어는 외해에서 생활하지만 방어·전갱이·고등어 같은 군집성 어류와 오징어 등을 먹는다. 국립수산과학원 김현우 연구관은 무태상어가 선호하는 수온을 약 23~24도로 설명하면서 제주 연안과 동해 남부 등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도 관찰되는 종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상어가 부산 앞바다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전혀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북항의 인공수로 안으로 들어온 것은 흔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들어온 뒤 나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북항 친수공원의 수로는 바다와 연결돼 있지만 안쪽으로 휘어진 구조다. 전문가들은 넓은 바다에서 이동하던 대형 상어가 좁은 수로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출구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로에는 숭어 등 먹잇감도 있어 당장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은 아니었다.

“건강에는 이상 없지만 계속 둘 수는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현장 조사에서 부캉이의 활동성과 호흡 등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로 파악됐다. 그러나 인공수로는 자연 상태의 무태상어가 장기간 생활하기에는 폭과 수심이 제한적이다. 먹이활동과 자유로운 이동에도 제약이 있기 때문에 체류가 장기화할 경우 체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관계기관은 추석 연휴 동안에는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가는지를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까지도 부캉이는 수로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부산시는 28일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항만공사, 부산시설공단, 해양경찰, 소방, 경찰, 동구 등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열고 인위적으로 포획하기보다 스스로 외해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9월 29일 오전 10시, ‘부캉이 귀향 작전’

부캉이가 북항에 모습을 드러낸 지 12일째인 29일 오전 10시부터 자연 해역 복귀를 위한 본격적인 유도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첫 단계에서는 해경 선박과 구조정 등이 투입돼 워터펌프로 물을 분사한다. 상어를 직접 포획하는 것이 아니라 수로 안쪽에서 외해 방향으로 물을 뿜어 발생하는 수류와 진동을 이용해 부캉이가 스스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으로도 부캉이가 움직이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수로에 맞게 제작한 특수 그물망을 사용할 계획이다. 수로 안쪽의 퇴로를 단계적으로 차단하면서 외해 방향의 통로는 열어두고 자연스럽게 바다 쪽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관계기관은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염습지에 들어온 백상아리를 외해로 유도했던 사례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부캉이를 강제로 잡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상어 스스로 바다로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 이번 작업의 핵심이다.

관광객 60만 명 남긴 ‘12일의 손님’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부캉이가 부산에 남긴 흔적은 작지 않다.

처음에는 ‘도심 앞바다에 대형 상어가 나타났다’는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민들이 이름을 붙여 부르기 시작했고, 추석 연휴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북항의 예상치 못한 관광 콘텐츠가 됐다.

동시에 부캉이는 야생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남겼다.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좁은 인공수로에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야생동물의 안전과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어디까지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29일 아침 현재 부캉이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관계기관의 계획대로라면 이날 오전부터 외해 복귀 작업이 진행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부캉이가 바다로 돌아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바다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9월 18일 부산 북항에 모습을 드러낸 한 마리의 상어. 이름조차 없었던 야생 상어는 시민들에게 ‘부캉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60만 명이 넘는 사람을 북항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이제 부캉이는 자신이 원래 살아가던 넓은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시작된 부산과 부캉이의 특별한 동행이 마지막 장면을 앞두고 있다.

관련 보도 및 자료

경향신문. (2026. 9. 21.). 「부산 북항에 나타난 3m급 상어 관련 보도」. 기사 보기

서울신문. (2026. 9. 24.). 「부산 북항 친수공원 상어와 관광객 관련 보도」. 기사 보기

YTN. (2026. 9. 24.). 「부산 북항에 머무는 상어 ‘부캉이’ 관련 전문가 설명」. 기사 보기

연합뉴스. (2026. 9. 28.). 「‘부캉이’ 보러 60만 명 몰렸다…부산 북항 방문객 관련 보도」. 기사 보기

연합뉴스. (2026. 9. 28.). 「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 외해 유도 계획 관련 보도」. 기사 보기

동아일보. (2026. 9. 28.). 「부산 북항 ‘부캉이’ 건강 상태 및 자연 해역 복귀 관련 보도」. 기사 보기

조선일보. (2026. 9. 28.). 「부산 북항 ‘부캉이’ 외해 유도 작업 관련 보도」. 기사 보기

서울경제. (2026. 9. 28.). 「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 외해 복귀 관련 보도」. 기사 보기

국제뉴스. (2026. 9. 28.). 「부산 북항 ‘부캉이’ 외해 유도 및 해외 사례 관련 보도」.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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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KVBS REPORTER

이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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