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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한 부의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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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가치의 상승과 함께 증여세는 더 이상 일부 고액 자산가만의 이슈가 아니다. 주택 가격의 급등과 자산 형성 기회의 변화 속에서,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로 자산을 이전하는 과정은 단순한 부의 세습을 넘어 세대 간 자산 격차를 완화하고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납세자가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핵심 제도가 바로 ‘증여재산공제’다. 부모가 자녀의 신혼집 보증금을 보태거나 결혼 자금을 지원하는 일이 흔해졌고, 그때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증여재산공제다.

증여재산공제는 받는 사람(수증자)이 거주자일 때 증여자와의 관계에 따라 과세가액에서 일정 금액을 빼 주는 제도다. 배우자 간에는 10년간 6억 원,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줄 때는 5,000만 원(자녀가 미성년자면 2,000만 원), 자녀가 부모에게 줄 때도 5,000만 원, 그 밖의 친족 간에는 1,000만 원이다. 이 한도는 증여할 때마다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10년간 합산해서 관리된다.

결혼·출산이면 공제가 1억 원 더 늘어난다

최근 개정으로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가 도입됐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총 4년) 또는 자녀 출생일(입양일)로부터 2년 이내에 직계존속에게 증여받으면, 기본 공제 5,000만 원에 더해 통산 1억 원이 추가로 공제된다. 부모 한 쪽으로부터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증여세 없이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랑과 신부가 각자의 부모에게서 받으면 부부 합산 최대 3억 원이다.

[사례 1] 결혼을 앞둔 A씨는 아버지에게 신혼집 보증금 용도로 1억 5,0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혼인신고 시점이 증여일 기준 2년 이내여서 기본 공제 5,000만 원과 혼인 공제 1억 원이 모두 적용된다. 과세표준이 0원이 되어 증여세는 없다.

혼인 증여재산공제를 모르고 같은 금액을 혼인신고 3년 뒤에 받았다면 어떨까. 혼인 공제 기간이 지났으니 기본 공제 5,000만 원만 빼고 과세표준 1억 원에 10% 세율이 적용된다. 단순 계산으로 약 1,000만 원이다. 금액은 같아도 증여 시기 하나로 세금이 갈린다.

(이하 사례의 세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계산이며, 신고세액공제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상담하다 보면 공제 금액만 보고 진행하다가 세금을 내거나 절세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특히 아래 세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첫째, 10년 사전증여 합산규정과 상속세와의 연결이다.

공제 한도 안에서 증여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더라도 끝난 것이 아니다. 증여자가 사망했을 때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다시 합산되어 상속세가 재계산된다. 증여 당시에는 공제 한도 내여서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더라도, 추후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되면서 높은 상속세 누진세율(최대 50%)이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연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한 장기적인 플랜 수립이 필수적이다.

[사례 2] 70대 아버지가 자녀 결혼 때 1억 5,000만 원을 증여세 없이 지원했다. 4년 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남긴 재산이 이미 20억 원이라고 가정하고 배우자공제, 기본공제 합쳐서 10억이라고 가정하자. 4년 전 증여액 1억 5,000만 원이 상속재산에 더해지고, 30% 세율이 적용되면 단순 계산으로 약 4,500만 원의 상속세가 늘어난다. 증여할 때 낸 세금이 없으니 공제받을 세액도 없다. 증여를 언제 하느냐는 증여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까지 함께 보고 계획해야 하는 이유다.

둘째, 동일인과 그룹별 합산이다.

직계존속 증여공제 5,000만 원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로 보지 않고 동일인으로 묶어 계산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직계존속에 속하므로 같은 그룹이어서 10년간 5,000만 원의 한도를 나눠 써야 한다.

[사례 3] 성인인 손자가 아버지에게 3,000만 원, 어머니에게 2,000만 원, 얼마 뒤 할아버지에게 3,000만 원을 받아 10년 안에 총 8,000만 원이 됐다. 공제는 합산 5,000만 원뿐이어서 초과한 3,000만 원에 10%가 붙어 약 300만 원의 증여세가 나온다. 증여세는 수증자 기준으로 증여재산공제가 계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부담부증여는 계산이 달라진다.

전세보증금이나 주택담보대출이 낀 부동산을 증여하는 부담부증여에서는 자녀가 떠안는 채무액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따라서 증여재산공제는 채무를 뺀 순수 증여분에만 적용된다. 과세관청은 인수한 채무를 실제로 수증자가 갚는지 사후에 확인하므로, 자녀의 소득과 자금 출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례 4] 시가 6억 원 아파트에 전세보증금 2억 원이 있는 상태로 자녀에게 부담부 증여한다고 하자. 전세보증금 2억원은 양도에 해당되어 양도가액에 들어가고 순수 증여가액은 4억 원이고, 여기서 기본 공제 5,000만 원을 빼면 증여세 과세표준은 3억 5,000만 원이다. 별도로 채무 2억 원에 해당하는 부분은 양도소득세 대상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녀가 전세 만기에 자녀가 보증금을 돌려줄 돈을 스스로 마련하지 못하고 부모가 대신 내주면, 그 금액은 다시 증여로 보아 추가 과세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증여재산공제는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다만 단순 공제액 적용만 볼 것이 아니라 일부 공제의 증여 시기, 상속세와의 관계, 증여자 조합, 수증자의 자금 출처를 함께 따져야 한다. 특히 부동산처럼 가치가 크게 변동할 수 있는 자산은 증여 시점의 평가액과 향후 처분 계획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증여세 절세의 핵심은 공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데만 있지 않다. 현재의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도 미래의 상속과 자산 처분 과정에서 불필요한 세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데 있다.

남경표 세무사
KVBS COLUM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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